"이 자료로 시장 분석하고, 경쟁사 비교표 만들고, 우리 전략 제안까지 해서 보고서로 써 줘." 한 번에 이렇게 요청하면 결과는 그럴듯하지만, 자세히 보면 분석은 얕고 비교표는 몇 개 항목이 빠져 있고 전략은 일반론입니다. 한 번에 너무 많은 일을 시켰기 때문입니다.
이럴 때 쓰는 방법이 프롬프트 체이닝(Prompt Chaining)입니다.
프롬프트 체이닝이란?
큰 작업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, 앞 단계의 결과를 다음 단계의 입력으로 넘기는 방식입니다.
[1단계: 자료 정리] → 결과 A
↓
[2단계: A로 비교 분석] → 결과 B
↓
[3단계: B로 전략 제안] → 결과 C
↓
[4단계: A+B+C로 보고서 작성]
왜 나누면 좋아질까
- 각 단계에 집중: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하니 각 결과의 깊이가 깊어집니다.
- 중간 점검 가능: 1단계 결과가 틀렸으면 거기서 바로잡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.
- 문제 위치 파악: 최종 결과가 이상하면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.
- 단계별 재사용: 잘 만든 단계 프롬프트는 다른 작업에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.
체인 설계하는 법
1. 최종 결과물부터 정하기
먼저 마지막에 무엇이 나와야 하는지 정합니다. "A4 2쪽 경쟁 분석 보고서"처럼 구체적으로.
2. 거꾸로 필요한 재료 나열
그 보고서를 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? → 경쟁사 비교표, 우리 강약점, 전략 옵션. 각각이 하나의 단계가 됩니다.
3. 단계마다 출력 형식 고정
다음 단계가 받아 쓰기 쉽도록 각 단계의 출력 형식을 정합니다. 표, 목록, 또는 태그로 감싼 형식이 좋습니다.
실전 예시: 블로그 글 제작 체인
이 블로그의 글을 준비할 때 실제로 쓰는 체인입니다.
1단계. 독자 질문 뽑기
주제: 클로드 프롬프트 캐싱
이 주제를 검색하는 독자가 궁금해할 질문 15개를 뽑아 줘.
초보자 질문과 실무자 질문을 섞고, 중복 없이.
2단계. 구성안 만들기
<questions>
(1단계 결과 붙여넣기)
</questions>
이 질문들에 답하는 블로그 글의 구성안을 만들어 줘.
- H2 5~7개, 각 H2 아래 다룰 질문 번호 표시
- 서로 겹치는 질문은 하나의 섹션으로 묶기
이 단계에서 구성안을 제가 직접 고칩니다. 순서를 바꾸거나 필요 없는 섹션을 빼는 것이죠.
3단계. 섹션별 초안
<outline>
(수정한 구성안)
</outline>
<outline>의 세 번째 섹션만 써 줘. 600자 내외, 코드 예시 1개 포함.
4단계. 검토
<draft>
(완성 초안)
</draft>
이 글을 처음 읽는 초보 개발자 입장에서 검토해 줘.
- 설명 없이 쓴 용어
- 순서가 어색한 부분
- 빠진 단계
한 번에 "프롬프트 캐싱 블로그 글 써 줘"라고 했을 때보다 구성이 탄탄하고, 무엇보다 제 판단이 각 단계에 들어갑니다.
API로 자동화하기
반복되는 체인은 코드로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. 개념만 보면 이렇습니다.
def ask(prompt):
resp = client.messages.create(
model="claude-sonnet-5",
max_tokens=4096,
messages=[{"role": "user", "content": prompt}],
)
return "".join(b.text for b in resp.content if b.type == "text")
questions = ask(f"주제: {topic}\n독자 질문 15개를 뽑아 줘.")
outline = ask(f"<questions>\n{questions}\n</questions>\n구성안을 만들어 줘.")
# 필요하면 여기서 사람이 검토하는 단계를 넣는다
자동화하더라도 중요한 판단 단계에는 사람의 확인을 넣는 것을 권합니다.
체이닝이 필요 없는 경우
모든 작업을 쪼갤 필요는 없습니다. 메일 다듬기, 짧은 요약, 단순 번역처럼 한 단계로 끝나는 작업은 그냥 한 번에 요청하는 편이 빠릅니다. 체이닝은 결과물이 여러 요소로 구성되고, 품질이 중요한 작업에 씁니다.
주문에서 협업으로
체이닝을 쓰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, AI와 일하는 방식이 "주문"에서 "협업"으로 바뀐다는 점입니다. 한 번에 주문하면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거절하는 것밖에 못 하지만, 단계를 나누면 중간중간 제 판단을 넣을 수 있습니다. 시간은 조금 더 걸려도 결과물이 "내 것"이 됩니다. 처음에는 3단계(자료 정리 → 구성 → 작성)로 시작해 보세요.
핵심 요약
- 프롬프트 체이닝은 큰 작업을 단계로 나눠 앞 결과를 다음 입력으로 넘기는 방식입니다.
- 최종 결과물부터 정하고, 거꾸로 필요한 재료를 단계로 나누며, 출력 형식을 고정하세요.
- 단계 사이에 사람의 검토를 넣으면 품질과 주도권을 모두 지킬 수 있습니다.

